쑨양 '도핑 논란' → 시상식 보이콧

◎쑨양 프로필

쑨양은 1991년생으로 올해 나이 29세이며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수영선수입니다. 2M 키에 우월한 신장으로 폭발적인 스피드와 지구력을 가지고 있는 자유형 종목 선수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거리와 중장거리를 석권하였고 2018년부터 중국 수영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획득한 통산 메달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이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9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지난 대회까지 획득하였습니다. 200m에서 1500m까지의 중장거리 종목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한 번씩 다 우승해 본 진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쑨양은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박태환과 라이벌이자 생일을 챙길 정도로 절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선수의 친분 덕에 현재도 중국 선수 중에선 가장 국내 인지도도 높고 지지도 많이 받는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쑨양 도핑 테스트 거부 사건

쑨양의 도핑 테스트 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19년 1월 27일, 영국의 '더 선데이 타임스'는 쑨양이 도핑 테스트를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핑 테스트: 부정 약물을 복용하여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에 대한 검사

'더 선데이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9월경 도핑 검사관이 중국 저장성에 있는 자택으로 불시에 찾아가 쑨양의 혈액을 채취했습니다. 이때 쑨양의 어머니 양밍 씨의 지시로 경호원이 혈액이 든 유리병을 망치로 깨뜨렸습니다. 이 때문에 쑨양은 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았고 도핑을 저질렀다는 의심을 사기 좋은 상황에 놓이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후 중국수영협회와 국제 수영 연맹(FINA)이 쑨양의 손을 들어주면서 논란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수영협회는 "국제 수영연맹(FINA) 위임을 받아 도핑 검사 샘플을 수집하는 국제 도핑 시험관리(IDTM) 검사관들이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합법적 서류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쑨양은 이 검사가 불법이라고 생각해 응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하면서 "FINA 역시 쑨양이 반도핑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석을 내렸다"라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또한 FINA(국제 수영연맹)는 올 1월 13시간 넘게 논의를 벌인 끝에 "만약 더 선데이 타임스 보도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몰랐을 해프닝"라고 표현하며 쑨양에게 경고 처분만 내려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세계 반도핑 기구(WADA)는 "너무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면서 FINA를 국제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습니다. 만약 CAS에서 WADA 손을 들어준다면 가중처벌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영구 자격 정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 스포츠계에서 벌어진 문제는 법원이 아닌 스포츠계 자체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로 198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설립한 기관입니다. CAS는 1994년 IOC로부터 독립했고 스포츠 분쟁과 관련해 최종 판결을 내리는 기관으로 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쑨양은 2014년 5월 17일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트라이 메 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여 중국 반도핑 기구(CHINADA)로부터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이 경미한 징계라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경미한 징계를 받은 쑨양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한 달여 전에 자격정지에서 풀려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에게 외면받는 쑨양

쑨양의 '도핑 논란'에 불편한 기색을 보인 맥 호튼(호주 수영 선수)이 시상식에서 쑨양과의 기념 촬영을 거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에 2019 광주 세계수영 선수권 자유형 400m 결승서 쑨양은 3분 42초 44로 1위로 금메달, 호튼은 3분 43초 17 로은 메달을 획득하였습니다. 이후 시상식에서 호튼은 메달 수여 후 동메달리스트 가브리엘레 데티와는 기념 촬영까지 했지만 쑨양과 기념 촬영에 응하지 않았고 시종일관 뒷짐을 진 채 무표정으로 상관없는 사람을 보듯 행동했습니다.

한편 과거에도 호튼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부터 금메달을 따낸 후 쑨양을 '약물 사기꾼'이라고 표현하며 2014년 쑨양의 도핑 의혹을 비판하였습니다

'쑨양 도핑 논란'과 관련해 많은 세계 각국에 수영 선수들이 호튼에 행동에 지지를 보이며 쑨양을 비판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도핑이 수영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에 퍼져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들을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은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며 나를 화나게 한다"라고 말하며 호튼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프랑스의 수영 국가대표 카미유 라코르는 지난 9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쑨양의 소변은 보라색"이라며 "내가 몸담은 종목이 이렇게 변질되는 것이 슬프다." "쑨양이 금메달을 받는 시상식을 보며 역겨웠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미국 여자 수영 대표팀의 릴리 킹은 지난 19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도핑 관련 질문에 "혈액 샘플을 깨는 사람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답하며 쑨양을 겨냥한 비판의 했습니다.

또한 23일 열린 광주 세계수영 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200m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던컨 스콧(영국 수영선수)도 쑨양과 기념촬영을 거부하며 호튼을 지지하였습니다. 쑨양이 다시 시상대에 서면 쑨양에 대한 보이콧을 동참하는 선수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어 쑨양 도핑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